우리는 이 사회에서 절대 홀로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이 사회에 살아가는, 가까이는 가족이나 연인부터 멀게는 실제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세 명이서 중국집을 갔을 때 내가 아무리 짜장면이 먹고 싶었어도 두 명이 아주 확신에 가득차서 짬뽕을 주문하는 걸 보면 이상하게 짬뽕이 땡기는 아주 순간의 선호부터, 어제 본 그 A라는 사람은 절대로 내가 알고 있는 A가 아닌 것을 아는데도 같이 있는 친구들이 걔는 A였다고 자꾸 말하면 "아 그런가...?"하면서 아리까리해지는 사실에 대한 인식까지 다양하게 영향을 받는다.
사람하나 바보 만드는 거 일도 아니라고 하지 않나?
그 주식을 알지도 못하고, 살 생각도 전혀 없는데도 친구들이나 회사 사람들이 하루 종일 얘기하면서 선동하면 은근 슬쩍 "아 한번 사보는 것도 괜찮으려나...?" 라고 생각했던 지난 달의 경험이 생각난다(샀으면 벌긴 했을거라 아쉽다).
물론 이렇게 남의 말에 '혹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알고도 그걸 정정하고 논쟁하는 게 피곤해서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도조하기도 한다.
오늘은 개인의 의견, 행동에 대한 집단의 영향력을 강조한 심리학자인 사회심리학의 거인 솔로몬 애쉬와 그의 가장 유명한 이론을 소개한다.
솔로몬 애쉬와 동조이론
솔로몬 애쉬(1907~1996)는 '동조'에 대한 실험으로 유명한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그는 개인의 행동, 태도에 있어 집단이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하려는 연구를 주로 진행했다.
어디가서 솔로몬 애쉬 이름 들었을 때 이것만 알면 대화를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바로 '선 길이 실험'이다.
실험 에 참가한 사람들이 해야 되는 건 왼쪽의 A 막대와 길이가 같은 것을 B, C, D 중에서 찾아내는 것 뿐이었다.
실험은 7명에서 9명 정도 되는 대학생을 원형 테이블에 앉혀놓고 진행되었다. 한명 씩 돌아가며 정답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 중 피험자(실험 대상인 사람)는 1명이었고, 그 1명은 알지 못했겠지만 나머지는 모두 연구를 돕는 사람들이었다.
여러분은 어떻게... 아니, 사실 질문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당연히 A와 길이가 같은 건 B라는 걸 알고있다.
이렇게 지나가다 우연히 이 글을 본 사람들도, 나도, 정상적으로 혼자서 보고 판단하고 답할 때는 정답을 말한다. 실제 실험에서도 속임수 없이 진행된 한 두번의 시행에서는 정답률이 99% 이상을 기록했다. (틀린 것도 실수였을듯)
그런데 앞에 한 두 판까지는 정답을 잘만 말하던 사람들이 세 번째 판부터 갑자기 오답을 말하면 어떻게 될까? 실제 실험에 참가한 불쌍한 그 1명은, 하품 하면서 정답 말할 준비를 하다가 앞에서 사람들이 세트로 오답을 말하니까 굉장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결국 그렇게 조작된 실험 상황에서는 오답률이 약 37%에 달했고, 18판 중 한 번도 안틀리고 정답을 말한 참가자는 전체에서 24%뿐이었다는 충격적인 실험 결과가 나왔다.
아주 단순한 길이 일치 여부를 맞추는 건데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려 참가자 대부분이 오답을 말하게 된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인원 수, 뚝심있게 정답을 말하는 내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 수, 연출된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결과는 세부적으로 나왔으나 거기까지 알 필요도 없을 것 같고, 알아도 기억도 안날 것 같다.
중요한 건 우리가 집단 속에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의 의견과 다른 의견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일 때, 만장일치라는 아름다운 그림을 깨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헷갈려서이기도 하고, 사람들 눈치 때문에 불편해서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솔로몬 애쉬가 누구인지도 알고, 그가 진행한 실험의 대략적인 내용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이걸 알고도,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 주어졌을 때 사람들한테 휩쓸리지 않고 오답을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 - 악인론 by 손수현 (사기꾼인가?) (0) | 2023.02.23 |
---|---|
알아보자 심리학3 - 스탠리 밀그램과 권위에 대한 복종 (0) | 2023.02.23 |
B.F. 스키너의 변동강화 (0) | 2023.02.21 |
알아보자 심리학자1 - B.F. 스키너 skinner와 조작적 조건화 (2) | 2023.02.20 |
게으른 당신을 위한 명언 3 (동기부여, 성공) - 일론 머스크 (0) | 2023.02.16 |